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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순삭! 네 권의 책 추천 (3월 ver.)JENPY :: Culture/Book 2020. 3. 13. 21:30
여러분은 책 읽는 걸 좋아하시나요?
저는 소설을 읽는 걸 좋아하고, 또 읽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인데요
제 취향에 맞았던 책을 소개해드릴게요
제가 재미없거나 매력이 떨어지는 소설은 끝까지 못 읽는 편이라
저와 취향이 맞으신다면 책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좋아할 뿐 전문적인 책 블로거는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읽으실 분께 추천드립니다!)
앞으로 3달 밖에 남지 않은 남은 2020년 상반기.
주말에 한 권 씩, 세 달 동안 12권 읽기 한 번 도전해보세요 :)
사랑의 생애, 이승우 작가의 말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하고 당황스러운 현상들을 탐사하는 데 할애된 이 소설은
떠오르는 대로 순간의 단상을 적어둔 여러 개의 내 메모들에서 탄생했다."
이승우 작가님 문체는 어떻게 보면 조금 특이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단어의 나열처럼 보일 때도 있고, 문장이 문장의 꼬리를 무는.. 보통 이렇게 되면 책이 읽기가 힘든데 신기하게 이승우 작가님
오히려 잘 읽혀서 감탄이 나와요. 문장이 긴데도 굉장히 정제되어있는 느낌이 들어요
이 소설은 형배, 영석, 선희, 준호 네 남녀의 인생과 연애 얘기인데요
평범한 주제이지만 이 주인공들을 통해 사랑하며 누구나 겪는 무지와 오만, 질투, 비참함을
담아내어 나의 연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었어요
특히 이 소설에서 '사랑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것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임을
계속해서 강조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연애에 대한 문제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책 속 문장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이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홀려서 사랑하기로 작정한 사람의 내부에서 생을 시작한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이 소설은 빨간책방에서 이동진 소설가와 김중혁 작가가 추천해서 읽어봤는데요
무겁지 않은 문체에 흥미로운 전개로 책에 쉽게 빠지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건 아니에요
참고로 소설가 줄리언 반스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죠.
이 소설은 고등학교에서 만난 네 명의 남학생들이 함께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어른이 되어 다들 흩어져 살던 중 어느 날 그들 중 한 명(에이드리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때부터 뭔가 흥미로워지죠.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야 자살했던 친구의 일기장을 받게 되고..
나이가 먹을 때까지 알지 못했던 엄청난 진실을 알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책 속 명장면
고등학교 역사시간, 선생님의 질문 "역사란 무엇인가?"
토니 "승자들의 거짓말입니다"
에이드리언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이 책은 제가 심심할 때마다 그냥 보는 책이에요
이런 약간 서늘한 느낌이 있으면서 긴장감이 있는 책을 좋아해요. 영화 '나를 찾아줘'와 느낌이 비슷한 그런 느낌..?
그렇지만 이 소설은 실제로 '녹터널 애니멀즈'라는 톰 포드 감독의 영화로도 개봉했습니다!
영화도 정말 정말 좋았어요. 소설이 마음에 드신다면 영화도 무조건! 추천해드려요
이 소설은 이혼한 부부 에드워드와 수잔의 이야기인데요.
남편인 애드워드가 작가가 되겠다며 로스쿨을 그만뒀지만 단 한 번도 번듯한 작품을 완성하지 못합니다
이런 무능력한 남편에게 지쳐 부인 수잔은 자신의 이웃인 심장 전문의 아놀드와 간통을 저지르고 이혼을 하게 되죠
그 후, 중산층의 여유로운 삶을 누리던 그녀에게 20년 만에 에드워드가 편지를 보내죠
자신이 쓴 소설 '녹터널 애니멀즈'를 읽고 거기에 빠진 내용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그 소설의 내용은 정말 서늘한데요. 한밤중 고속도로를 달리던 단란한 가족이
살인자 무리와 시비가 붙어 공격을 당하고, 부인과 딸이 납치당해 처참히 살해되죠.
소설을 읽으며 수잔은 괜히 불안해지고.. 그 모습을 보는 독자들도 계속해서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됩니다.
액자구성으로 수잔과 애드워드의 이야기, 그리고 소설 속 고속도로 가족의 이갸기가 교차되어 나타납니다.
이야기 속에 푹 빠지실 수 있을 거예요!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이 책은 소설은 아니에요. 영화 평론글을 엮은 책입니다!
신형철 평론가님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셨고 평론집'몰락의 에티카'와 산문집'느낌의 공동체'로 유명하신 분이죠
제 기준으로 영화평론하면 이동진, 문학평론하면 신형철인데 영화평론집을 내셨기에 흥미롭게 구매했던 책입니다
단, 신형철 평론가님은 문장이 굉장히 현학적이고 배경지식을 마구 요하기 때문에
제 수준으로는 한 번 읽어서 이해하기엔 힘든.. 저의 아주 작은 지적 허영을 마구 채워주는 분입니다
밑줄 치며 읽어야 하는 책임이 확실합니다 (저만 그럴 수도...)
이 책에서는 아무르, 피에타, 테이크 셸터, 케빈에 대하여, 러스트 앤 본, 로렌스 애니웨이 등
거의 20편에 이르는 영화들에 대해 다루게 됩니다
영화를 이렇게 분석적으로.. 깊게.. 보는 능력은 애초에 다르게 태어난 걸까요..?
신형철
"나는 해석자다. 해석자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답과 오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더 좋은 해석과 덜 좋은 해석은 있다. 이를 가르는 기준은 다양할 텐데, 나에게 그것은 '생산된 인식의 깊이'다. 해석으로 생산된 인식이 심오할 때 그 해석은 거꾸로 대상 작품을 심오한 것이 되게 한다. 이런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해석이 좋은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석은 작품을 다시 쓰는 일이다. 작품을 '까는' 것이 아니라 '낳는' 일이다. 해석인 인식의 산파술이다"
책머리에 쓰신 글만 봐도 어떤 분인지 감이 오시죠?!
여러분의 지적 허영을 마구 채워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
이렇게 3월 네 번의 주말 동안 읽을 네 권의 책을 추천해드렸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힘든데, 우리 함께 읽어요:)
저와 취향이 비슷한 것 같으신 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책 추천해주세요
꼭이요!
그럼 4월에 또 다른 네 권의 책 소개 포스팅 때 뵙겠습니다 :)